아이들도 스트레스라는 것을 받는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던 것 같아요.
살다보면 어른들도 쉽게 받는 것인데 당연히 아이도 마찬가지겠죠.
남들이 보면 별 것도 아니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저마다 안고 있는 고민의 크기는 다른 사람이 함부로
판단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도 애가 갖는 걱정에 대해서 쉽게 말하지 않기로 했었죠.
근래에는 평소랑 다르게 불평이나 짜증도 많아져서
안되겠다 싶어서 손 잡고 바람이나 쐬러 갔어요.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었는데 간 김에 초당순두부 마을 안에 있던 
강릉 짬뽕순두부 코스로 찾아갔어요.

이곳은 엄마가 유독 좋아하시던 곳이었는데
우리도 자주 가던 곳인데다가 애도 잘 먹던 음식이 있어서 
간만에 생각이 나더라고요.
오랜만에 밖에 나오니까 신나하기도 하고 여기 간다하니까 되게 좋아했어요.ㅎㅎ
늘 그렇듯 오면 먹는 짬뽕두부전골.

반찬도 가지 수가 적지 않게 나오는데 다 먹고 더 달라하면 주시더라고요.
울 집 아가씨가 밑반찬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어묵볶음이에요.
전체적으로 간도 적당해서 어린이들도 먹기에 좋아요.
차라리 삼삼하면 모르겠는데 너무 세면 자극적이라 먹이기 걱정스럽기도 하잖아요.
여기는 그런 생각은 안하고 그냥 먹일 수 있으니 더 안심이 되더라고요.

메추리알 장조림이나 오이무침도 있고 이렇게 비지도 끓여서 주세요.
다른 곳 가면 따로 시켜야하는데 여긴 강릉 짬뽕순두부 코스 처럼
이렇게 초반에 함께 나오더라고요.
요새 애들 이런 것 잘 먹지 않는데 울집 막내둥이는 
어른 못지 않게..ㅋㅋㅋ 잘 떠먹어요.
식감이 좋다나봐요. 

드디어 나온 메인 요리~
국물이 빨간색이라서 부담스럽지 않을까, 너무 맵지 않을까 생각하시겠죠? ㅎㅎ
저도 처음에 그랬어요.
그래서 첫 날에는 따로 시켜주기도 했었는데 이거 한 번 먹더니
잘 먹더라고요.
실제로 그렇게 맵지도 않아요. 약간 칼칼하게 시원한 맛이에요.
하도 매운 요리 잘 먹다보니까 아무렇지 않게 우리랑 섞여서 먹더랍니다.

강릉 짬뽕순두부 코스 답게 안에 두부가 굉장히 많이 들어있어요.
그냥 떠먹어도 육수 사이로 씹히는 것들이 많아요.
이거 덕분인지 자칫 매울 수도 있는데도 불구하고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고소한 맛이 확 풍겨서 풍미가 굉장히 좋아요.
해물을 볶을 때 불맛을 살려서 볶기 때문에 더 맛있어요.

일단 홍합부터 수북하게 쌓여있고 살도 부실하지도 않고 통통하더라고요.
새우도 있고 쭈꾸미도 있어서 건강식을 먹는 느낌이기도 해요.
고기는 한,두 줄 사서 집에서도 구워먹을 수는 있는데
해산물은 가격대가 있다보니까 다양하게 사먹기 쉽지는 않거든요.
이런데 와서 양껏 먹고 가도 좋겠죠.
육고기 보다는 바다에서 나는 것들을 더 좋아하는 딸래미한테는
최고의 요리가 아닐 수 없어요.ㅎㅎ 

또 안에는 쫄면사리도 많이 들어있어요.
면발이 쫄깃하고 탄력이 좋아서 금방 불지도 않더라고요.
사실 밥 하나 말아먹기도 전에 안에 들은 건더기가 너무 많아서 
이거 먹느라 이미 배불러요.ㅋㅋㅋ
그래서 저도 굳이 밥 먹으라는 말을 하지는 않아요.
알아서 이것 저것 잘 건져먹더라고요.
특히 사리를 너무 좋아해요.
물론 모든 아이들이 밥보다는 면을 더 좋아하지만..

다 건진 줄 알았는데 계속 튀어나오는 홍합..ㅎㅎ
확실히 많이 들어가니까 맛이 진하더라고요.
요새는 건강 챙겨준다고 어릴 때 너무 가려서 먹이는 경향이 있는 집들도
꽤 많더라고요.
그런데 자칫하면 그게 되려 편식을 부르기도 하기 때문에
최대한 다양하게 먹이는 것이 좋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해요.
저도 그렇게 컸기 때문에 지금 가리는 것이 전혀 없거든요.
웬만하면 잘 먹죠.
그래서 지금도 유치원가면 우리 애가 가장 잘 먹기도 해요...

엄마가 해주는 밥도 좋지만 가끔은 이렇게 평소에 해주지 못하는 것을
같이 먹으러 다니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아무래도 식당이 집보다 더 가짓수도 많으니까요.
밑반찬 한 번씩 싹 리필했어요.
어린 애들이 먹기에도 참 좋아요.
이것만으로도 사실 잘 먹을 것 같더라고요.
맛있는 음식은 남녀노소 누구나 다 알아서 맛 없으면 젓가락 놓고
맛있으면 말 하지 않아도 손 먼저 가서 먹는 듯 해요.
강릉 짬뽕순두부 코스 선택하기 좋은 이유가 여기있죠
 일단 먹으라고 종용하지 않아도 되는 이 점이 가장 좋더라고요.

재료를 가지고 전부 다 직접 만드시기 때문에 믿고 먹을 수 있고
일단 마트 같은 곳에서 파는 것하고는 차원이 다른 맛이라
배불러도 먹게 되더라고요.ㅠㅠ
옆 테이블에도 비슷한 나이대의 남자아이가 있었는데
걔도 잘 먹더랍니다.ㅎㅎ
계속 먹으면서 불 줄이고 약하게 끓이면서 먹는데도
면은 계속 쫄깃해요.
이런 것 다 계산해서 넣으셨겠지만 다른 칼국수나 라면이 아니라서
더 오랫동안 식감을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이 공깃밥도 엄청 마음에 들었어요.
이런 큰 곳은 대부분 찌는 방식으로 한다고 하던데 
그래서 그런지 맛 없을 수가 없더라고요.
고슬고슬해서 김치 하나만 얹어먹어도 맛있었어요.
어느 모 프로그램에서 김치랑 밥만 맛있으면 맛집이라는 맛을 했었는데
그 말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거의 뭐 무한리필급..ㅋㅋㅋㅋ
먹어도 먹어도 줄지가 않아...
양이 어마어마해요.
포만감도 높은 편이고요.
신랑도 엄청 잘 먹어요.
가족 모두가 가리는 사람 없이 다 잘 먹으니까 제대로 외식 온 느낌이 나기도 해요.
누구 하나 잘 먹지 않으면 사실 좀 재미 없잖아요.
맛있게 먹는 느낌도 줄어들고 미안하기도 하고..
여기는 호불호가 없는 맛이라서 그런지 서로 먹겠다하니 
기분이 당연 업 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제가 채소를 너무 좋아해서 제 입맛대로는 
이 두 가지랑 전골에 말아서 한 숟가락 떠서 얹어먹으니까 
굉장히 맛있더라고요.
더 맛을 살려주는 역할을 하는 것 같았어요.
대체로 주 요리를 깔끔하게 뒷받침해주는 맛이라고 생각해요.
아마 드셔보신 분들은 아실거에요.
일단 만드시는 분들 솜씨가 보통이 아닌 것은 확실해요..

전부 싹싹 긁어서 먹지는 못 했지만 그래도 거진 다 비우고 왔던 것 같아요.
여기는 나가기 전에 말씀드리면 생비지도 가져가게 해주시거든요.
이거 완전 솔깃한 이야기죠?ㅋㅋㅋ
그러니 기억해두셨다가 꼭 달라고 말씀드려보세요.
집에 가져가서 끍여먹으면 맛있더라고요.
돼지김치찜 같은 곳에 얹어 먹어도 기가 막혀요~
저도 잊지 않고 당연히~~챙겼죠!

 

배터지게 먹고 나와서 설렁설렁 걷다가 이동했어요.
울 쪼꼬미 때문에 온 것이었는데 덩달아 모두가 즐거웠던 나들이였어요.
맛난 것도 먹고 좋은 것도 보니까 기분이 좋을 수 밖에요.
앞으로도 이따금 이렇게 콧바람 쐬러 나와야겠어요.
이번 기회에 다시 방문하게 된 강릉 짬뽕순두부 코스~ 맛 변함없이
언제나처럼 맛나게 먹어서 기분이 좋았네요.
다음에도 또 근처 들르면 와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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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집초당순두부

033-651-1356

강원도 강릉시 초당동 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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